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 협심증, 심근경색증과 같은 심장병이나 뇌출혈 등의 질환이 많이 발생합니다. 특히 따뜻한 잠자리에서 일어나 갑자기 찬 아침 공기에 노출되면 더욱 위험합니다.
추운 겨울 아침에 심장병, 뇌출혈 등이 호발하는 이유는 첫째, 찬 공기에 노출된다는 것과 둘째, 하루 중 아침이라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인체의 교감신경이 항진돼 말초동맥이 수축하고, 이로 인해 혈압이 상승해 심장에 대한 부담이 늘어납니다. 또한 교감신경의 항진은 심박동수를 상승시키므로 총체적으로 심장의 부담이 증가합니다. 고혈압 환자의 경우에는 혈압이 급상승하여 뇌출혈 위험이 최고조에 달하게 됩니다. 교감신경 항진은 혈소판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에 죽상경화증(주로 혈관의 가장 안쪽을 덮고 있는 내막에 콜레스테롤이 침착하고 내피세포의 증식이 일어난 결과 혈관 내면이 껄끄러워지고 혈관 벽이 두꺼워지는 혈관질환)이 있는 동맥에 혈전이 생겨 막힐 수도 있습니다. 즉, 심근경색증이나 뇌줄중이 발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인체의 바이오리듬에서 수면 중에는 교감신경 활동이 저하되고 심신이 이완됩니다. 그러다 잠에서 깨면 교감신경이 항진되고 심신은 긴장상태에 들어갑니다. 따라서 잠에서 깬 직후인 아침에는 심장에 대한 부담은 물론 혈소판의 활성화 역시 최고조에 달합니다. 대부분 심장돌연사 등이 하루 중 아침에 많이 발생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두 가지 위험인자가 겹치는 초겨울 추운 아침 공기에 갑자기 노출되면 갑자기 심근경색증이나 뇌출혈 등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심근경색증 혹은 돌연 심장사 등은 허혈성 심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서, 뇌출혈은 대개 고혈압 환자에게서 일어납니다. 즉 관동맥경화증 환자가 아침에 찬 공기에 노출되면 위 설명대로 교감신경이 항진되면서 혈관 수축, 혈압 상승, 심박동수 증가, 혈소판 흥분, 혈전 형성 위험 증가 등의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런 변화가 기존의 관동맥경화병변에 스트레스를 일으켜 경화병변을 파열시키고 갑자기 혈전을 발생시켜, 관동맥이 막히게 됩니다. 그 결과, 심근경색증이 발생하면 일부 환자의 경우 악성 부정맥이 함께 일어나 급사하는 것입니다.
고혈압 환자도 아침 찬 공기에 노출되면 갑자기 혈압이 상승하기 때문에 뇌출혈이 생길 위험성이 증가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이미 허혈성 심질환이나 고혈압을 앓고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증상이 없어 건강해 보이는 사람도 관동맥경화병변이나 고혈압이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아무리 증상이 없다 해도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이 있는 사람이나 노인·흡연자 등은 동맥경화병변이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추운 아침에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악의 상황]
전날 과음과 함께 흡연을 한 경우에는 그 다음날 아침 심장 돌연사할 위험성이 매우 커집니다.
첫째, 과음을 하면 다음날 아침에 심장 부정맥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며, 관동맥이 경련수축하여 심장허혈이 일어날 가능성도 커집니다. 예전부터 과음을 한 연휴 다음날 아침에 심장 돌연사가 집중된다는 것은, 허혈성 심장질환이 만연한 서양에서는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둘째, 과음과 함께 흡연을 하면 니코틴 성분에 의해 교감신경이 자극을 받아 심혈관에 무리를 주고 혈소판을 흥분시킵니다. 또한 일산화탄소는 헤모글로빈과 결합하여 심장과 뇌로의 산소 공급에 장애가 생깁니다.
따라서 전날 과음과 흡연을 한 후, 다음날 아침 찬 공기에 노출되는 것은 기름을 끼얹고 불에 뛰어드는 것만큼이나 위험합니다.
[권장사항]
-추운 겨울 아침, 신문을 가지러 실외로 나갈 때 또는 실외에 있는 화장실에 갈 때에는 반드시 덧옷을 충분히 입고 나간다.
-평소 아침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의 경우, 추울 때에는 운동을 하지 않고 이듬해 봄이 오기를 기다린다.
-평소 아침 산책과 운동을 하던 사람의 경우, 날씨가 추워지면 옷을 충분히 입고 나선다.
-아침 운동의 양은 여름철 운동량보다 줄인다.
-아침 운동 시, 평소에 느끼지 못하던 가슴 부위의 답답함, 통증, 호흡곤란 증세 등을 느끼면 즉시 심장전문의를 찾는다.
-추운 겨울에는 아침 운동 시간을 해가 뜬 이후로 미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