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록 콜록- 겨울이나 환절기, 문득 열이나 기침이 나면 많은 사람은 '감기'에 걸렸다고 자체적인 진단을 내립니다. 그래서 약국에 가서 종합감기약을 사다 먹거나, 이러다 괜찮아지겠지-하는 생각으로 방치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요.
하지만, 감기인 줄 알았던 이 병이 사실은 감기와 비슷한 증상의 또 다른 질병이라면 어떨까요?
대상포진, 폐렴, 기관지천식.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이 질환들은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입니다. 따라서 감기 증상이 나타나도, '감기'라고 단정짓지 말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감기인듯 감기아닌 무서운 세 질환의 증상과 치료법, 자세하게 살펴볼까요?
감기인듯 감기아닌 무서운 질환 1. 수두 바이러스의 활성화로 나타나는 대상포진 |
먼저 온몸이 욱신하고 오한과 발열이 동반되어 감기로 착각하기 쉬우며, 매월 4만 명의 발병자가 생기는 대상포진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우리 몸의 신경은 척추에서 오른쪽, 왼쪽으로 한 가닥씩 나와있습니다. 대상포진은 우리 몸의 신경 중 하나를 따라서 퍼지는 것이 특징인데, 따라서 대상포진에 걸릴 경우 몸의 한쪽에만 통증과 수포를 동반한 피부 병변이 생깁니다.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엄청난 통증과 합병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진료를 받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Q 대상포진, 왜 생기나요?
대상포진은 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의 활성화를 통해 발병하는데요. 이 바이러스는 어릴 때 수두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인데요. 수두가 치료된 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척수 속에 숨어있다가 몸이 약해지거나 다른 질환으로 면역기능이 떨어졌을 때 활성화되어 병을 일으킵니다.
주로 60세 이상의 고령자, AIDS 혹은 암 환자, 항암제 치료를 받는 환자 등 전신적 면역기능이 떨어질 경우 주로 대상포진에 걸리기 쉽습니다. 젊은 사람도 과로와 스트레스 등을 많이 받으면 생길 수 있고, 50세 이상의 여성에게도 상당 부분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Q 대상포진은 어떤 증상을 보이나요?
오한과 발열, 속이 메스껍거나 권태감이 생기는 등 마치 감기에 걸린 것 같은 증상이 대표적입니다. 여기에 더해 몸의 한쪽에 심한 통증이나 감각 이상이 나타나며 두통, 호흡곤란, 복통, 팔다리 저림, 근육통 등의 다양한 증상이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수포가 올라오기 전까진 대상포진 확진이 어렵고 통증은 수포발진이 나타나기 4,5일 전부터 발생하기 때문에 피로가 원인이거나 단순 피부병으로 여기는 분이 많습니다. 만약 급성 통증이 나타난 뒤 포진이 띠 형태를 보이며 몸 한쪽에서만 나타나면 대상포진을 의심해보고 즉시 병원에 내원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대상포진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통증이 심해지고 부위에 따라 합병증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눈 주위에 생긴 경우에는 눈으로, 안면부 및 귀를 침범한 경우에는 안면신경마비 증상 등의 합병증이 나타납니다.
대표적인 합병증인 신경통은 환자의 10~18%가 겪는데, 주로 화끈거리거나 쿡쿡 쑤시고 찌르는 듯한 만성 통증을 뜻하며 몇 달 또는 몇 년동안 지속될 수 있습니다. 만성 통증은 수면방해 및 우울증, 만성피로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작은 접촉이나 마찰에도 심한 통증이 생겨 옷을 입거나 목욕을 하는 등 일상생활에 상당한 불편을 줄 수 있습니다.
전체 환자의 5% 미만에서 운동신경을 침범할 수 있으며 운동신경 마비로 팔이나 다리를 들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방광 부위에 발생하면 소변을 못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합병증의 위험까지 있는 질환인 만큼,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Q 대상포진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최근 여러 항바이러스제의 개발로 대상포진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에서 말했 듯 대상포진은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입니다. 현재까지는 바이러스를 완전히 퇴치할 수 있는 약이 없습니다. 따라서 초기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하고 포진 후 신경통 발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상포진 치료는 수포 발생 3~5일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일주일 정도 주사하면 대부분 완치되며, 동시에 진통제 등을 투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치료 시작이 늦거나 고령인 경우 암 환자의 경우에는 주사치료 후에도 통증이 계속될 수 있습니다.
치료 기간은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한 달에서 일 년 정도 소요되며 경우에 따라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단, 항바이러스제 대부분이 신장을 통해 배설되므로 신부전증 환자는 약의 용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상포진 환자를 접촉했다고 해서 병이 전염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전에 수두를 앓은 경험이 없는 사람, 혹은 어린이나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에게는 질환을 유발시킬 수 있으므로 격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Q 대상포진 예방법은 없나요?
대상포진은 한 번 발생했다고 면역이 생기는 것은 아니며 다시 생길 가능성도 있지만 재발율은 0.1~1%정도에 불과합니다. 대상포진을 가장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백신접종입니다. 백신은 대상포진 발생을 50% 정도 감소시키고, 대상포진에 걸리더라도 증상이 심하지 않도록 예방합니다. 50대 이상 성인이 접종 대상이고요. 하지만 백신이 나온지 얼마 안 돼 의학적 효과나 부작용 등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으니 의사와 상의하여 선택하시는 게 좋습니다.
감기인듯 감기아닌 무서운 질환 2. 노인에게 발생하기 쉬운 폐렴 |
최근 노인의 주요 사망원인으로 폐렴이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른 연령층에 비해 진료 인원이 크게 증가한 70세 이상에서 폐렴 주의가 당부되고 있습니다.
Q 폐렴은 왜 생기나요?
폐렴은 폐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합니다. 염증이 발생하는 이유는 다양한데요.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을 꼽을 수 있지요.
Q 폐렴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나요?
감기와 유사합니다. 기침, 가래, 열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노인의 경우 20~30%는 증상이 없어 뒤늦은 진료를 통해 폐렴을 진단받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폐렴은 상기 증상 및 가슴 통증, 호흡곤란 등의 호흡기 증상, 두통, 근육통 등 전신증상을 나타냅니다. 고령인 경우에는 폐렴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식욕감퇴, 활동 감소 등의 변화를 보이기도 하는데요. 이는 나이가 들면서 폐의 기능 및 면역력 저하로 쉽게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가래기침열 발생이 나타나면서 중증으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감기로 생각했으나 높은 열이 발생하고, 화농성 가래 및 호흡곤란, 무기력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폐렴 여부를 진단하고, 가래나 혈액검사로 원인균을 찾아야 합니다.
Q 폐렴 예방법은 무엇인가요?
역시 폐렴구균 백신 접종을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폐렴사슬알균은 폐렴을 일으키는 가장 흔하고 중요한 원인균으로서, 급성 중이염, 패혈증, 뇌수막염 등을 흔히 일으키고, 중증 감염의 경우 사망률이 매우 높은 균입니다. 폐렴사슬알균 백신을 통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데요. 보건당국은 65세 이상 고령자에게는 폐렴구균 예방백신을 반드시 맞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65세 미만이라도 천식 같은 만성 폐 질환이나 심장질환, 간 질환, 당뇨병 등이 있을 경우 최우선적으로 접종이 필요합니다.
감기인듯 감기아닌 무서운 질환 3. 적절한 치료가 중요한 기관지천식 |
기관지천식은 전 세계적으로 유병률(인구 중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5~10%로 흔한 만성질환입니다. 국내의 천식 환자 중 50%가 경증에 속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증상이 악화되고 심한 호흡곤란을 동반하는 치명적 발작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국내 유병률은 소아의 경우 10% 이상, 성인의 경우 5% 정도이나 노년으로 갈수록 증가하여 12% 이상에 이르고, 성인에서 진단되는 천식의 경우 일단 발생하면 지속적으로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천식 및 알레르기 재단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국내 천식 환자의 경우 증상 발생 후 2년 이상 경과한 후에야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환자들이 느끼는 치료에 대한 만족도도 20% 이하로 매우 낮아 천식의 조기진단과 적절한 치료에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Q 기관지천식 발생 원인은 무엇인가요?
기관지 천식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그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반드시 유전되는 질병은 아니지만 유전성이 강해 가족 중 알레르기질환 또는 천식이 있을 경우 대부분 자녀에서 천식이 발생합니다. 꼭 천식이 아니더라도 비염, 두드러기, 음식물 알레르기, 아토피 피부염 등과 같은 질환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환경적 요인으로 실내 및 실외 환경에 존재하는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애완동물의 털, 곰팡이와 같은 알레르겐과 대기오염, 각종 화학물질의 노출 증가가 천식을 발생시키며 약물이나 방부제, 색소 등 음식물 첨가제도 원인이 됩니다.
이렇게 다양한 원인으로 천식이 발생한 환자는 주로 감기와 같은 상기도 감염이나 겨울 날씨와 같은 차가운 공기, 운동, 황사현상, 꽃가루뿐만 아니라 정신적 스트레스, 심하게 웃거나 울 때, 화내고 걱정하고 두려워할 때와 같은 감정변화에도 증세가 악화될 수 있는데요.
의사와의 긴밀한 대화를 통해 천식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규칙적인 약물치료가 중요합니다.
Q 일반 감기와 구분이 중요한 기관지천식의 증상은 무엇일까요?
천식의 진단이 늦어지는 이유는 환자가 이를 천식 증상으로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천식은 밤에 더 심하게 나타납니다. 발작적 기침, 수면장애, 간헐적 호흡곤란, 천명(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 또는 휘파람 비슷한 소리), 흉부압박감(가슴을 조이는 듯한 느낌 혹은 가슴이 답답한 느낌, 흉통)등이 나타나면 천식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전형적인 증상이 드물거나 경하게 나타나고 감기약 복용 후에 일부 증상이 완화되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천식임을 간과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밖에 가슴이 답답한 증상, 목에 가래가 걸려 있는 듯한 목 불편 혹은 목에 이물감, 숨은 차지 않지만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환자에서 천식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종종 있으며 이는 천식 환자에게 만성적인 기관지 염증과 기도수축으로 인해 기도가 좁아져서 발생하는 증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Q 기관지천식 치료 방법은 무엇일까요?
기관지 천식은 완치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라 고혈압, 당뇨병처럼 관리해야 하는 질환입니다. 따라서 처방된 약물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천식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합니다.
만일 올바른 치료를 하지 않고 그대로 장기간 방치하면 만성적인 기관지 염증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기관지에 영구적인 변형이 생기고, 그 상태로 기관지가 좁아져 폐 기능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평상시에도 만성기침, 가래, 호흡곤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일반적인 호흡기 관련 질환과 비슷하거나, 경미하다고 해서 방치하면 기관지천식을 오히려 더 악화할 수 있으니 조금이라도 의심이 생기면 빨리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감기와 증상이 유사하지만, 감기보다 무서운 질병 3가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어떤 질병도 환자 입장에서는 결코 가볍거나 중하지 않은 병이 없지요. 그러니 미약한 증상이라도 쉽게 판단하지 말고, 가볍게 여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해 보입니다.
감기인듯하지만 감기가 아닐 수 있습니다. 감기로 위장한 위험한 질환들, 미리 알고 대비하시는 데 오늘 포스팅이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
여러분 모두 건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