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12.4%가 당뇨병 환자이며 19.4%는 당뇨병은 아니지만 공복혈당이 정상 보다 높은 당뇨병 전단계에 있습니다. 즉, 10명 중 3명은 이미 당뇨병 환자이거나 잠재적인 당뇨병 환자인 것입니다. 당뇨병은 실명, 만성 콩팥병, 하지 절단의 가장 중요한 원인입니다. 또한 우리나라 성인의 사망원인 5위를 차지하는 질병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만성 생활습관 질환이자, 심각한 합병증의 원인이 되는 당뇨병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당뇨병이란?
당뇨병은 혈당이 일정 수준 이상 지속적으로 증가해 있는 병적 상태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 특히 탄수화물은 위장관에서 소화되어 포도당으로 흡수됩니다. 이 포도당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인 세포 내에 들어가서 에너지원으로 바뀌게 됩니다. 포도당이 세포 내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인슐린이라는, 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만약 인슐린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거나 충분히 분비되어도 그 기능에 이상이 있다면 포도당 대사에 이상이 생겨서 당뇨병이 발생합니다. 당뇨병을 치료하지 않고 고혈당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눈, 콩팥, 신경, 심장, 뇌혈관의 만성 합병증이 생기게 됩니다. 당뇨병이 중요한 이유는 다양한 만성 합병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며 당뇨병 환자는 궁극적으로 혈관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뇨병은 어떻게 분류되며 왜 생기나요?
당뇨병은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제1형 당뇨병, 제2형 당뇨병, 임신성 당뇨병 그리고 기타 특이적인 원인에 의한 당뇨병입니다.
제1형 당뇨병은 비교적 드물게 나타나며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의 5% 미만을 차지합니다.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아 생기는 병으로 대부분 어린 시절이나 청소년기에 갑자기 발병합니다. 반드시 인슐린 치료를 받아야 하며 식사요법도 병행해야 합니다. 제1형 당뇨병의 원인은 면역 체계 이상으로 인한 췌장의 인슐린 생성세포 파괴가 가장 중요합니다. 면역 체계 이상의 원인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유전적 소인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2형 당뇨병은 가장 많이 나타나는 당뇨병 유형으로, 췌장에서 인슐린이 생성되지만 인슐린 저항성에 의해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발병합니다. 40세 이후에 잘 발생하며, 대부분 서서히 진행하기 때문에 수년간 잘 알지 못하는 상태로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에는 식사요법만으로 충분하지만, 진행될수록 경구약이나 더 나아가 인슐린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식생활의 서구화, 운동 부족 등으로 인해 과체중이 늘어나면서 제2형 당뇨병의 발생률 역시 높아지는 등 환경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전도 주요한 원인으로 부모 중 1명이 제2형 당뇨병 환자일 경우 자식이 당뇨병이 될 확률은 약 30% 정도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임신성 당뇨병은 임신 중에 처음 발견된 당뇨병으로 주로 임신 24-28주 경에 당부하 검사를 시행하여 진단하게 됩니다. 임신 중 호르몬의 변화에 의해 고혈당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임신 중 고혈당은 태아의 체중 증가를 유발하여 거대아의 원인이 됩니다. 출산 후 대부분 혈당이 정상화되지만 향후 제2형 당뇨병으로 진행할 확률이 증가합니다.
그 외 췌장 수술, 면역억제제,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사용, 특정 유전자 이상 등의 특이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당뇨병이 있습니다.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당뇨병의 증상은 주로 고혈당에 의해 나타납니다. 제1형 당뇨병이 보다 급격히 발생하고 고혈당의 증상이 심한 편입니다. 제2형 당뇨병은 서서히 증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잘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으며 정기 검진 등을 통해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혈당의 주요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떻게 진단하나요?
시간 이상 금식 후 채혈 검사한 혈당 수치가 126 mg/dl 이상이거나 3개월간 평균 혈당을 나타내는 지표인 당화혈색소가 6.5% 이면 당뇨병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75g 당부하 검사를 시행하여 2시간 째 혈당이 200 mg/dl 이거나 전형적인 고혈당의 증상이 있으면서 식사와 상관 없이 측정한 혈당이 200 mg/dl 이상이어도 당뇨병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고혈당의 정도가 확실하지 않은 경우에는 다른 날 한 번 더 검사하는 것이 추천됩니다.
당뇨병을 선별하기 위한 검사는 40세 이상에서 권장되며 가족력이 있거나 비만, 고혈압, 심뇌혈관 질환 등이 있을 경우에는 보다 이른 나이부터 매년 검사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합병증이 생길 수 있나요?
당뇨병은 아주 심한 고혈당 상태를 제외하고는 질환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다만 당뇨병의 만성적 합병증은 당뇨병 환자의 건강관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제2형 당뇨병은 발병 후 수년 후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서, 처음 진단받았을 때 이미 합병증이 생긴 경우가 있습니다. 당뇨병의 만성 합병증들은 혈관에 생긴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크게 대혈관 합병증과 미세혈관 합병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 대혈관 합병증
대혈관 합병증은 중간 크기 이상의 혈관에 죽상경화증으로 인한 변화로 생기는 질환입니다. 관상동맥, 뇌혈관 및 말초혈관에 주로 발생하며 제 1형 및 제 2형 당뇨병 환자의 주된 사망원인이 되기에 매우 중요합니다.
당뇨병 환자에서 죽상경화증은 당뇨병이 없는 사람보다 2~5배 발생률이 높고 조기에 나타나며 진행도 빠르고 범위도 더 광범위합니다. 당뇨병 환자는 죽상경화증의 위험인자인 고지혈증, 고혈압, 비만 등이 높은 빈도로 관찰되며 고혈당, 혈소판 기능 이상 등으로 죽상경화증이 더 잘 생기게 됩니다.
당뇨병 환자의 사망은 대부분 대혈관 합병증과 관련이 있고 이 중에서도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50~60%를 차지합니다.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이 없는 사람에 비하여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2~5배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당뇨병의 유병 기간이 오래된 경우, 고혈압고지혈증이 동반된 경우, 흡연을 하는 경우에는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급격히 증가합니다. 뇌혈관질환의 경우도 당뇨병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발생 확률이 3~5배로 높고 여성에서 뇌졸중이 더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미세혈관 합병증
당뇨병성 미세혈관 합병증은 작은 혈관에 생기는 비교적 당뇨병에 특이적인 합병증으로, 주로 생기는 장기는 망막(눈의 신경조직), 신장, 말초신경 등입니다.
당뇨병성 망막증은 제1형과 제2형 당뇨병 모두에서 발생되는 혈관 합병증입니다. 당뇨병성 망막증의 유병률은 당뇨병 유병기간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습니다. 20년 이상 당뇨병을 앓았을 경우 제1형에서는 거의 모든 환자에서, 제2형 환자에서는 환자의 60% 이상에서 망막증이 발생합니다. 전체적으로 당뇨병에 의한 실명은 성인에서 발생되는 실명의 가장 흔한 원인이 됩니다.
당뇨병성 신증 역시 당뇨병의 유병기간, 혈당 조절 정도 등에 의해 영향을 받지만 개인별 감수성 차이가 있습니다. 당뇨병에 의한 신장 합병증이 발생하면 초기에 단백뇨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이것이 진행되면 노폐물을 걸러주는 여과 기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우리나라 만성 신부전의 약 50%가 당뇨병에 의한 합병증으로 발생합니다. 당뇨병성 신증 여부를 알기 위해 적어도 1년에 1회 정도는 소변 검사를 시행하여 미세단백뇨 검출 유무를 확인해야 합니다.
신경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손상되면 신경 손상을 유발돼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감각이 서서히 손상되는데, 손과 발 같은 말단 부위에서 시작하여 점차 몸통과 가까운 근위부로 진행합니다. 또한 일어설 때 현기증이 나고, 남성에서는 발기부전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당뇨병 환자의 감각 소실과 혈액순환 장애는 하지(다리) 궤양과 괴저를 잘 일으킵니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는 발에 대한 예방적 교육을 철저히 받아야 하며 특별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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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만성 합병증 외에 급성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제1형 당뇨병 환자와 인슐린을 맞고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잘 발생하는 급성 합병증은 정상보다 혈당이 떨어지는 저혈당입니다. 저혈당은 음식 섭취와 인슐린 양과의 불균형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제1형 당뇨병 환자에게 잘 발생하지만, 인슐린이나 설폰 요소제를 복용하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도 생길 수 있습니다. 저혈당 상태를 방치하면 혼수와 발작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저혈당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고 저혈당에 대한 대처 방법도 잘 파악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관리하나요?
당뇨병 관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원활한 혈당 조절을 통해 당뇨병의 합병증을 예방하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적절한 1)식이요법, 2)운동, 3)약물 요법, 4)검사 등이 필요합니다. 우선 원활한 혈당 조절을 위해서는 식이요법, 운동, 체중조절이 필수적이며 필요 시 경구 당뇨약을 사용해야 합니다. 당뇨병의 합병증 예방을 위해서는 혈당 조절뿐만 아니라 혈압 조절, 콜레스테롤 조절, 금연 등도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1) 식이요법
당뇨병 환자에서 식사 조절은 모든 치료의 근본으로서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모든 환자를 위한 한 가지 식사계획은 있을 수 없습니다. 당뇨병에 특별히 좋거나 나쁜 음식이 있지는 않으며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적절히 섭취하여 좋은 영양 상태, 목표 체중을 유지하고 원활히 혈당 조절이 되도록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혈당 조절의 목표, 체중, 혈당 조절 상태, 개인적인 취향 등에 따라 개별화된 계획을 세워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영양사와 상담을 하고 본인에게 맞는 식사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본인의 체중과 활동량에 맞는 칼로리를 정하고 이를 일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섭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설탕이나 꿀 등 단순당의 섭취는 줄이며 식이섬유를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외식을 하는 경우 동물성 지방이나 염분의 섭취가 과도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술을 마실 경우 여성은 하루 1잔, 남성은 하루 2잔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2) 운동요법
규칙적인 운동은 혈당 조절 및 체중 조절에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심장질환, 뇌졸중, 고혈압을 감소시킵니다. 일반적으로 중등도 이상의 강도로 일주일에 150분 이상을 운동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대표적인 중등도 강도의 운동으로는 빨리 걷기가 있습니다. 약간 숨이 찰 듯한 속도와 땀이 날 정도의 강도로 걷되 한 번 운동 시 30분 정도 지속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일주일에 5회 정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울러 일주일에 2회 정도는 근력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운동의 종류는 본인이 즐겁게 규칙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합니다. 빨리 걷기, 등산, 줄넘기, 수영, 자전거, 테니스, 배드민턴, 탁구, 축구 등이 모두 좋은 운동입니다. 운동은 식전에 하는 것보다는 식후 30분 이후에 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또한 갑자기 너무 과도한 운동을 해서 몸에 무리가 오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심장질환이 있거나 당뇨병의 합병증이 진행된 경우에는 운동 부하 검사를 미리 받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운동 중에 다치지 않도록 안전에 유의해야 하며 인슐린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저혈당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3) 약물요법
당뇨병은 만성 퇴행성 질환에 속하며 나이가 들수록 혈당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열심히 조절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약물 요법을 필요로 할 수 있습니다.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통해서 혈당 조절이 되지 않을 때는 담당 의사와 상의하여 당뇨약을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당뇨약은 크게 경구약과 주사약으로 나뉩니다. 일반적으로 경구약을 먼저 사용해 보고 혈당 조절이 잘 안되면 주사약을 사용하게 됩니다. 당뇨약을 사용할 때는 혈당 조절의 정도, 체중, 합병증의 정도, 신기능(신장기능) 등을 고려하여 약의 종류를 정하게 됩니다. 당뇨약에 따라서는 저혈당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저혈당은 혈당이 70mg/dl 이하로 떨어지는 상황으로,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의식저하 등 몸에 무리가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설폰 요소계 당뇨약(아마릴, 다이아릴, 글리멜, 다오닐, 디아미크롱 등) 및 인슐린은 저혈당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입니다. 본인이 사용하고 있는 약이 저혈당을 일으킬 수 있는 약인지 담당 의사에게 문의하거나 약품 설명서를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저혈당을 예방하기 위해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고 혈당을 주기적으로 측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4) 검사 및 진료
당뇨병 환자는 일반적으로 3개월에 한 번 정도 병원을 방문하여 진찰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진료 시 혈압, 체중, 흡연 유무에 대한 평가가 필요합니다. 당화혈색소와 혈당 검사를 통해 혈당 조절 상태에 대하여 평가를 해야 하고 필요한 경우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합병증 예방을 위해 주기적으로 콜레스테롤 검사를 시행하고 적어도 1년에 1번 단백뇨 검사를 시행하여 콩팥 합병증 유무를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안과 검진을 시행하여 망막 합병증 유무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 외 심장 관련 증상, 신경병증 관련 증상이 있을 경우 역시 적절한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