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넛오일이란?
코코넛오일은 코코넛 열매에서 지방만 추출한 것으로 85% 이상이 포화지방입니다. 이는 포화지방 덩어리라 말하는 버터(포화지방산 63%)보다도 높은 수치입니다. 그러나 코코넛오일은 버터와 다른 지방산 조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포화지방 함량이 높지만 버터와 달리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지요. 이에 더하여 건강에 이점이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버터는 탄소 16개가 연결된 팔미트산(palmitic acid)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반면, 코코넛오일은 탄소 12개가 연결된 라우르산(lauric acid)의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라우르산은 탄소 8-12개로 연결된 지방산으로 분류되는 중쇄지방산(Medium-Chain Triglyceride, MCT)에 속하는데 이 때문에 코코넛오일도 중쇄지방산과 같은 효과를 줄 것이라고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중쇄지방산은 수용성으로 체내 흡수가 용이하여 신속하게 에너지원으로 이용됩니다. 이로 인해 에너지로 이용되는 효율이 높고 체지방으로 축적되지 않아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코코넛오일을 먹으면 체중이 줄고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먹어도 될까요?”
사실 이에 대한 답은 ‘근거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코코넛오일을 섭취하는 것이 정말 건강에 이로운지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미이지요.
1) 코코넛오일과 체중
중쇄지방산에 대한 관심은 오래 전부터 있었기 때문에 중쇄지방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도 오래 전부터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는 중쇄지방산 섭취가 체중 감소에 효과가 있었다고 보고된 논문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쇄지방산 연구 결과를 코코넛오일에 적용하기는 어렵겠습니다. 왜냐하면 실제 연구에 이용된 중쇄지방산은 탄소수가 8개인 지방산(카프릴릭산, caprylic acid)과 탄소수가 10개인 지방산(카프릭산, capric acid)으로 구성되어 있는 반면, 코코넛오일의 주된 중쇄지방산은 라우르산으로 지방산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2009년 발표된 코코넛오일과 체중 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에서는 코코넛오일을 섭취한 군이 대두유를 섭취한 군보다 체중과 허리둘레가 더 많이 줄었다고 보고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실험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연구 기간 동안 영양사와 상담을 통해 과일과 채소의 섭취는 늘리고 단순당과 동물성 지방을 낮추도록 교육을 받았으며 운동 프로그램에도 참여해야 했습니다. 실험 마지막 주에 조사한 식사력(식생활 내용을 간단히 기술한 것)에서는 실험 초기에 조사하였던 식사력에 비해 평균 1일 열량과 탄수화물 섭취량은 감소하였고 단백질과 섬유소 섭취량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2주동안 평균 1.1kg의 체중이 감소되었던 점을 감안하면 대상자들의 체중 감소는 섭취 열량 감소 및 식사 패턴의 개선, 운동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2) 코코넛오일과 고지혈증
코코넛오일에 많은 라우르산이 포화지방산임에도 중쇄지방산이기 때문에 고지혈증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아직 논란이 있습니다. 라우르산은 HDL 콜레스테롤(좋은 콜레스테롤)을 높이기는 하지만 LDL 콜레스테롤(나쁜 콜레스테롤)도 높이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한 연구에서는 올리브오일에 많은 불포화지방산 올레익산(oleic acid)과 비교하면 라우르산이 LDL 콜레스테롤을 더 많이 높였다고 보고되었습니다.
현재까지 고지혈증에 대한 식사 지침은 포화지방을 피하고 불포화지방산이 높은 식품을 선택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코코넛오일은 권장 식품이 아닙니다.
3) 코코넛오일과 당뇨병
중쇄지방산이나 코코넛오일이 당뇨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한 논문에서도 중쇄지방산이나 코코넛오일을 섭취하였을 때 인슐린 저항성과 인슐린 민감성이 좋아져서 혈당 조절에 효과가 있다는 결과들이 보고되었습니다. 하지만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 수가 적고, 연구 기간도 짧기 때문에 코코넛오일이 혈당 조절에 효과적이라고 결론 내리기에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상과 같이 코코넛오일의 효능은 아직까지 관련 근거도 부족하고 논란도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코코넛오일이 당뇨병이나 체중 감소에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코코넛오일만 먹거나 혹은 많이 먹어야 한다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 코코넛오일이 다른 포화지방산에 비해 좀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겠다는 의미로만 받아들이셔야 합니다. 모든 지방이 그러하듯 코코넛오일도 열량 밀도가 높으므로 열량이 이미 충분한 식사에 코코넛오일을 더한다고 하여 체중이 감소하는 것은 아닙니다. 열량 섭취를 줄이고, 균형 잡힌 식단으로 고른 영양소를 섭취하면서 운동을 병행해야 체중도 빠지는 것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