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들이 살면서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은 암, 치매 그리고 뇌졸중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TV 등 매스미디어에서 쏟아지는 수많은 건강 강좌를 보면 뇌졸중이라는 병이 무엇인지, 심지어는 이름이 뇌졸증은 아닌지 헷갈려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뇌졸중이라는 병에 대해 짧지만 확실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뇌가 갑자기 병든 병, 뇌졸중!

뇌졸증인가, 뇌졸중인가? 뇌혈관질환은 무엇인가? 정확한 명칭은 뇌졸중이 맞습니다. 腦卒中이라고 쓰는 한자 합성어입니다. 腦는 뇌를 의미하고, 卒은 ‘마칠 졸’ 자이지만 여기에서는 ‘갑자기, 별안간’이라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그렇다면 中은 도대체 무슨 뜻일까요? 정확한 해석이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 ‘중지(中止)되다’의 약자로 사용되었다는 설도 있고, 中의 의미에 ‘해치다’라는 뜻이 있다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하여간 여기에서는 병들었다는 의미로 쓰입니다.  따라서 뇌졸중은 ‘뇌가 갑자기 병들었다’는 뜻입니다.

■ 왜 많은 사람들이 뇌졸증이라는 용어와 혼동을 할까요?

그 이유는 꽤 많은 병의 이름이나 증상에 ‘증(症)’이라는 말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통증, 수전증, 협심증 등등. 그렇다면 ‘중’으로 끝나는 병명이 뇌졸중 말고 또 있을까요? 없습니다. 뇌졸중, 단 하나뿐입니다. 어째서 이 병명만 이렇게 어색하게 만들어졌을까요? 사실, 이에 대해서는 뇌졸중이라는 용어가 일본식으로 만든 한자 합성어라서 우리가 잘 이해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이 용어를 쓰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우리와 동일한 용어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어차피 현재 언어 환경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병명이니, 그 의미를 잘 알아두고 사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뇌는 왜 갑자기 병드는 걸까요?

뇌졸중은 급성 뇌경색과 급성 뇌출혈을 모두 일컫는 말입니다.

뇌가 ‘천천히’가 아니고 ‘갑자기’ 병드는 경우는 몇 가지가 있는데, 뇌졸중은 그 중에서 ‘뇌혈관이 원인이 되어 일련의 뇌세포가 갑자기 죽으면서 발생하는 신경학적 증상’입니다. 뇌혈관이 원인이 되는 경우란, 뇌혈관이 갑자기 막히거나 터지는 것을 말합니다. 막히는 경우는 일반적으로 혈전(血栓, 우리말로 피떡)에 의해 갑자기 혈관이 막혀 뇌세포가 혈액을 받지 못해 세포사망에 빠지는 것(급성 뇌경색)을 말합니다.   터지는 경우는 혈관 벽이 파열되면서 흘러나온 혈액의 압력과 염증에 의해 주위 뇌세포가 사망하는 것(급성뇌출혈)을 말합니다. 둘 다 뇌혈관의 갑작스런 이상으로 일부 부위의 뇌세포가 한꺼번에 사망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뇌졸중의 두 가지 발생 양상: 뇌경색과 뇌출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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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뇌혈관질환은?

말 그대로 뇌혈관에 의해 생긴 모든 뇌질환, 뇌혈관에 생긴 질환을 모두 의미하는 포괄적인 용어입니다. 뇌졸중을 포함하면서, 더 큰 의미를 가진 용어라고 생각하면 맞습니다. 대개의 경우 뇌혈관으로 인한 뇌질환을 의미하므로 ‘급성 뇌혈관질환’이라고 하면 뇌졸중과 거의 같은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성 뇌혈관질환’은 뇌졸중과는 다른 의미임을 이해하면 됩니다. 뇌졸중 보다는 뇌혈관질환이라는 용어가 이해하기는 더 쉽지만, 앞서 이야기한 대로 너무 포괄적인 의미로 사용되며 병명이 너무 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물론 뇌졸중이나 뇌혈관질환 모두 의학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병명이니, 어느 하나를 기피할 이유는 없습니다. 대신 이 용어들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사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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