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감집중훈련

폐경 후 여성의 성에 대한 반응은 젊었을 때와 여러 가지로 다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육체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성 행동 그 자체에는 그리 큰 영향이 없다. 성 반응 또한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믿기 어려울는지 모르겠지만 이것은 사실이다. 남성들은 발기가 제대로 안되면 삽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낭패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으나 여성의 경우는 남성의 발기와 상응되는 분비물이 없더라도 윤활제 등의 사용으로 문제를 그런 대로 해결할 수 있다. 남자고 여자고 성에 어떤 문제가 있다고 생각 될 때는 그것이 자존심을 해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바로 배우자에게 고백할 일이다. 더구나 수십 년을 같이 살아 온 부부 사이에 말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그렇게 되면 허세(虛勢)를 부리느라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되고 그렇게 되면 다음은 의외로 성공적인 성행위를 갖게 되기도 한다. 단순히 폐경이 되었다고 해서 성적으로 하자(瑕疵)가 있으리라고 추측하는 것은 금물이다. 어떤 형태의 성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이성간에 이루어진다면 비정상적인 것은 없기 때문이다. 성이라는 것은 동성간에도 이루어지는 것인데 하물며 이성간에 나이며, 국적이며, 교육수준이며, 경제력 같은 것이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특히 이런 조건들은 우리 나라 사람들이 유난히 찾을 뿐이다. 남녀를 바라보면서 제일 먼저 나이부터 따져보는 민족도 우리밖에 없을 것이다. 또 한국 사람은 성에 관한 한 자신의 약점을 끝까지 숨기려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이 젊었을 때부터 많은 남녀들을 불행하게 만든 씨앗들이었다. 결코 어떤 허세도 버리고 진지하고 정직한 자세로 성에 임할 일이다. 그렇게 되면 이제까지 어려웠던 많은 문제들이 해결된다. 여자는 꼭 자기 자신이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했더라도 자기가 사랑하는 성적 배우자가 사정(射精)할 때 만족감을 얻고 이를 표현하면 많은 경우에 있어서 자신도 오르가즘을 느꼈던 만큼이나 즐거울 수 있고 또 그렇게 착각할 수도 있다. 이것은 상대의 즐거움에 자기 자신의 즐거움보다 더 가치를 두었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오르가즘보다도 친밀감에 더 큰 비중을 두었기 때문이다. 남성이 사정하는 순간 가장 여성을 사랑하는 것으로 느끼게 되기 때문에 마치 자신이 절정감을 갖는 순간으로 인식하기도 하며 또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느끼는 여성들도 많다. 나이가 들면서 전과 다르다고 느껴지는 것이 좀 있겠지만 가능하면 개의치 않는 것이 좋다. 배우자에게 변화가 있더라도 역시 모른 척 하는 것이 좋지만 자기의 기분과 욕망을 항상 상대에게 전하고 대화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또 앞에서도 말했지만 좀 과장이 되더라도 성 대화는 상대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진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남자나 여자나 성에 관한 한 대개 이기적일 것이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자기의 즐거움보다 상대의 즐거움을 몸으로 느끼면서 쉽게 오르가즘에 이르는데 여성의 경우는 특히 더 그러하므로 남성도 나이가 들었다고 점잖게 피스톤 운동만 하지 말고 자기의 즐거움을 계속 전달하면 여성도 훨씬 빨리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 실제로 갱년기 또는 폐경전후의 여성들이 겪고 있는 성 장애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물론 개인차가 많기 때문에 몇 개의 증상들을 들추어 소개하기에 어려움은 있다. 그러나 외국의 경우 이와 같은 환자들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클리닉의 의사들에게 호소하는 증상들을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누는데 즉, 성욕 장애, 성교 빈도의 감소, 성교통(性交痛), 성 반응 장애 또는 감각장애, 배우자의 성적(性的) 장애 등이다. 이 같은 여러 가지 장애들을 하나씩 살펴보겠다. 물론 한 부부가 한 가지 이상의 문제들을 갖고 있는 경우도 많다. 성욕 장애 성에 대한 욕구라는 것은 하나의 복합 생리현상으로서 우선 정신적인 요소가 무엇보다도 중요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여기에는 제일 중요한 것이 자기의 배우자에 대한 감정이나 상호간의 관계다. 만일 몸의 호르몬 치(値)가 정상이고 아직 폐경기 증상이 일어나기도 전에 성욕을 느끼지 못하는 여성은 심리적인 치료부터 받아야 할는지 모른다. 그러나 문제가 호르몬의 결핍에 의한 것이라면(실제로 많은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문제를 의외로 쉽게 해결해 줄 수 있다. 피부 쪽의 감각 장애로 말초(末梢)로부터 중추(中樞)에 이르는 전달이 둔해졌거나 질을 윤활하게 만들도록 분비되어야 할 애액이 성적으로 충분히 흥분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별로 나오지 않는다거나 하는 것이 그 좋은 예들이다. 여성 호르몬의 투여만으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할 때에는 어느 정도의 남성 호르몬을 병용하는 것도 좋다. 특히 성욕이 없어서 고민하는 여성에게 큰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 여성의 뇌는 여성 호르몬 뿐 아니라 남성 호르몬에 대해서도 큰 수용체가 된다. 따라서 테스토스테론의 부족은 성욕의 감퇴나 오르가즘 성취의 실패와 같은 성적 증상들 뿐 아니라 집중력 저하, 우울증, 피로와 같은 정신적인 증상들도 초래하게 된다. 폐경 후 에스트로겐 치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과는 다르게 테스토스테론 치는 약 5년 정도 그리 많이 떨어지지 않는데, 이것은 난소에서 계속 생산을 하기 때문이다. 폐경이 되었다고 갑자기 성적 욕구가 떨어지지 않는 것도 이에 연유한다. 그러므로 어떤 원인으로든지 양측 난소를 다 제거한 여성은 남성 호르몬의 분비가 갑자기 떨어지므로 많은 경우에 있어서 성욕 장애가 오는데, 이 때는 남성 호르몬의 투여를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나 주의할 것은 여성에게 남성호르몬은 마약과 같아 한 번 쓰면 다시 끊을 때 많은 증상들을 호소하기도 한다. 성행위의 빈도 감소 성교 횟수의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한 두 가지가 아니며 기실 호르몬 감소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여성 자신의 생활 방식이나 배우자와의 친밀(親密) 관계다. 우리 나라 여성들은 남편을 유혹하는 방법을 모르는지 아직도 이 문제에 관한 한 모든 것을 남편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본인의 육체적, 정신적 조건이 성교 횟수와 직접 관계가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본인의 건강, 피로도, 성에 대한 흥미, 일상생활에서의 긴장 같은 것들이 역시 빈도에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요즈음과 같이 밤에도 잠자리에 같이 있는 시간은 적고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더 긴 형편에서는 사태는 점점 더 악화된다고 보아야 한다. 남녀가 각각 자기 할 일만 하지 말고 같이 있는 시간을 될 수 있으면 더 늘리는 것이 좋다. 성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인식하고 부부 상호간에 적절한 대화로서 서로 만족할 수 있는 성 관계의 빈도를 생각해 보고 항상 좋은 시간의 선택, 알맞은 분위기의 조성, 상대방의 요구에 대한 파악 등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성교 통 원래 대부분의 성교 통은 질 분비물이 충분히 나오기 전에 서둘러 성교를 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므로 이것은 남자하기 나름이기도 하지만 충분히 흥분기에 도달했는데도 아플 경우는 의사와 상의해 보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많은 경우에 있어서 부인과 질환이나 여성호르몬의 결핍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를 제왕절개에 의하여만 분만하고 질식분만의 경험이 없는 여성이나 질 수술을 받은 여성 또는 체구가 작거나 폐경 후 특히 오랫동안 성교를 하지 않는 경우에 성교통이 올 수 있다. 정신적인 원인으로 오는 성교통 또한 많다. 이들은 그 원인이 위에서 언급한 불감증의 경우와 대동소이하나 다만 다른 증상으로 나타났을 뿐이다. 또 소위 질경련(膣痙攣)이라 하여 성교를 시도할 때 질이 심하게 수축해서 삽입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 질경련은 그 실체가 아직도 의문시되고 있고 또 많은 경우 다른 원인의 성교통이나 성교불능과 혼동되며 폐경 후에는 질 근육이 약해져서 그런지 거의 볼 수 없는 현상이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성 반응장애 이는 불감증을 포함한 감각장애들이 대부분인데 앞에서 이미 언급했기 때문에 그 치료에 대해서만 얘기한다. 여기에는 카플란(Kaplan)씨의 성감집중법(性感集中法) 훈련이 많이 이용된다. 이 훈련은 그러나 어떤 특정된 성 기능 장애에만 구애되지 않을 뿐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에게 매우 효과적인 것이다. 보통 주 3회 정도 실시하며 단계적으로 발전하여 불과 수 주일이면 오랜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방법이다. 1 단계 우선 샤워를 하고 소변을 보고 심신이 잘 이완된 상태를 서로 갖는 것이 중요하다. 둘 다 완전히 벗고 침대에 누워서 먼저 남자가 여자를 만지게 한다. 만지는 사람은 앉는 것도 좋다. 손바닥보다 손가락으로 만지는 것이 더 좋으며 등 쪽에서 배 쪽으로 하고 유방이나 성기만 빼고는 얼굴까지 포함해서 온 전신을 만진다. 물론 여자는 감각에 온 정신을 집중하게 하고 딴 생각을 하지 않으며 서로 눈을 마주치면서 즐기는 것도 중요하다. 심신이 완전히 이완(弛緩)된 상태에서 자기와 상대의 몸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은 여자가 동일한 방법을 남자에게 반복한다. 정담을 나누는 것이 좋으며 서두르지 않고 상대의 모든 부분을 즐긴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이 과정은 성적인 것이라기보다 감각적인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2 단계 1단계를 여러 번 반복한 후 이완도 잘되고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생각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이때쯤 되면 어색함도 없어지고 전보다 더 이완되고 자유롭게 느낄 것이다. 옷을 완전히 벗고 남자가 침대에 기대앉아 여자를 앞에 앉히고 뒤에서 만지되 등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 자세에서 유방을 만져주는 것을 좋아하는 여성들이 많다. 우리의 몸은 짧고 빠르게 만지면 간지럽게 마련이므로 천천히 그리고 길게 그러나 세지 않게 만져야 한다. 이 단계의 특징은 상대방의 손을 잡고 자기가 원하는 곳이나 방법으로 인도(引導)하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로션이나 오일을 바르고 한다. 냄새가 또한 매우 중요하니 이를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3 단계 3단계에서는 자유롭게 성기를 애무해도 된다. 이제는 심신이 더 이완되고 더 관능적으로 바뀐다. 보통 남자가 먼저 여자를 앞에 앉히고 페팅(petting)을 하되 배-유방-유두-하지(下肢:대퇴부, 다리)-외음부 등의 순서로 부드럽게 진행한다. 성교를 안 하면 지루할 것 같으나 그렇지 않다. 그러다가 성적으로 흥분이 되면 되는대로 반응하면 된다. 이 단계에서 대개 ‘나는 어디를 어떻게 만져주는 것이 좋은지’ ‘상대는 어떻게 해주는 것을 좋아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되므로 서로 배우자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한다. 이것은 매우 중요해서 만일 이런 내용들을 평생 서로 모르고 살게 되면 때로는 불행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4 단계 이제부터 삽입을 하게되지만 성교라기보다는 감각을 느낀다는 기분으로 하며 이기적으로 자기의 감각만을 생각하지 않도록 한다. 처음 시작은 여성상위(女性上位)로 시작하는 것이 좋은데 삽입 후 우선 가만히 있는다. 그후 차차 천천히 움직이며 상대방의 지시에 항상 따르도록 한다. 이렇게 몇 주 훈련한 후 옆으로 눕는 측와위(側臥位), 다음엔 남성상위로 진행한다. 이 방법이 어떤 기전에 의해서 효과를 보이는지는 확실히 모르나 하여튼 성공률이 높은 것으로 되어 있다. 오르가즘을 못 느끼는 여성의 치료는 좀 다르다. 우리 나라 여성은 성교 때 적절한 자극이 부족해서 오르가즘을 못 느끼는 경우가 제일 많은 듯하며, 따라서 남편에게 문제가 있지 않은 가부터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이 오르가즘 장애는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여러 가지 사회 문화적 배경에 영향을 받고 또 배우자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우선 여성에게 성 반응 주기를 잘 가르쳐 준다. 의사가 내진을 하면서 설명해 준다든지 환자 자신이 거울을 보면서 해부학과 생리학을 익히는 것도 필요할 때는 실시한다. 환자자신이 손이나 기구를 써서 자위행위를 하거나 배우자가 해주어서 오르가즘을 배우게 하기도 한다. 외국의 얘기지만 진동기(振動機-vibrator) 가 효과가 있다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남편 없이 혼자 또는 그룹으로 치료하기도 하며 잘 안 될 때에는 약물, 최면술(催眠術), 또는 정신치료 등을 한다. 성 기능장애의 원인을 찾고 치료를 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時間)과 인내(忍耐)가 필요하겠지만 여성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전문가적인 노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몇 가지 조언

우리들은 부모나 선생님들로부터 성과 관계없는 일들이라면 빠짐없이 배웠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어떻게 훌륭한 성적(性的) 배우자가 되는가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배운 것이 없다. 더구나 중 노년 이후의 성에 대하여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좋은 성적 파트너가 되는 것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그렇게나 중요한 것인데도 말이다. 남자들은 나이가 사십, 오십 아니 육 칠십이 되어도 이십대에 가졌던 것과 같은 성적 반응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비극이다. 이미 그들의 생리는 그때의 것이 아니다. 따라서 모든 것을 나이에 맞도록 생활해야 되며 섹스도 마찬가지이다. 무슨 정력제를 구해서 성공하리라는 망상은 버리고 오히려 지금의 상태에서 어떻게 멋있게 성을 행할 것인가를 배워야 한다. 아침에 발기가 되지 않는 사람에게는 돈도 꾸어 주지 말라는 우리 나라 속담이 있다. 그런 말에 공연히 위축될 필요가 없다. 사실 발기가 안되면 그저 그 나이에 그러려니 하고 체념해 버리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선 안 된다. 본인이 몰라서 그렇지 대부분의 경우에 있어서 특히 자는 동안에 발기는 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발기가 안 된다고 의학적인 도움을 구해 보지도 않고 그저 나이 탓으로만 돌리고 포기하는 것도 옳지 않다. 아니 아까운 일이다. 시력이 나쁜데도 안경을 쓰지 않고 세상을 비관하는 사람과 다를 것이 없고 무슨 방법이든지 가능한 것은 다 시도해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이를 때라고 했던가 하여튼 살아 있는 한 쉽사리 포기하면 바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다면 발기가 잘 안돼서 고생하는 남자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요즈음은 발기부전 치료제들이 많이 있어 문제의 해결에 큰 도움을 주고 있지만 그런 도움 이전에도 할 수 있는 것이 많으니 우선 부부간의 노력부터 해 볼 일이다. 나이가 들어 대개 사십이 넘으면서부터 좀 더 직접적인 자극이 있어야만 발기가 되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아내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 지는 것이다. 젊은 남성의 발기는 그저 선반 위의 사과와 같이 언제나 집을 수 있는 것이라서 여자가 거기서 해야할 일이 별로 없지만 나이 든 남성의 그것은 여성의 사랑과 도움이 절대 필요한 것인 만큼 참으로 귀(貴)한 것이다. 발기가 되어도 젊었을 때처럼 돌같이 단단해지기를 기대하지는 않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남자들의 생리가 그렇지 못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삽입할 때 여자의 질의 저항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어지간하게만 발기가 되면 성교에 지장이 없고 성감에도 차이가 없게 마련이므로 신경 쓸 일이 아니다. 좀 어려울 것 같을 때도 윤활제를 써서 일단 삽입이 되고 나면 그 다음은 의외로 잘 진행된다. 남성의 성기가 발기되는 것 또한 전혀 신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잘 되고 안 되는 문제로 의기소침할 것도 없고 또 이를 토대로 상대방을 평가하거나 기분을 위축되게 하지 말아야 한다. 그건 그저 타이어에 바람이 들어가는 것 같은 현상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남성이 얼마나 딱딱한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과 몸의 나머지 부분들을 어떻게 잘 사용하는가가 훨씬 더 중요한 것이다. 성생활(性生活)의 개선이나 성 기능을 돕는 단 한가지 조그마한 정보라도 더 아는 것이 당신의 나머지 인생을 장미 빛으로 물들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정말 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는 뜻이다. 남자나 여자가 40세가 넘으면서부터는 전에 비하여 오르가즘을 느끼는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 또한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오르가즘에 이르는 길은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 있는데 다만 그 방법을 모를 뿐이기 때문이다. 마스터스와 존슨 같은 대가들도 육십이 넘으면 일주일에 한번정도 오르가즘을 갖는 것이 좋다고 했지만 이건 사실과 다르다. 일주일에 한 번 할 수 있는 사람이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주 할수록 더 잘 발기가 된다. 한 달만에 겨우 발기가 되어 부부관계를 하고 나면 다음날 아침에 다시 발기가 되는 노인들도 적지 않다. 때로는 오르가즘을 꼭 원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나이든 사람에게선 꼭 그것만이 섹스의 목적이 아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에 그것을 억지로 해보겠다고 노력하느라 두통과 고혈압을 불러들일 필요는 없다. 억지로의 이런 노력은 남자에게도 무리가 될 수 있다. 오르가즘은 하나의 반사현상 같은 것이지 자기가 억지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바닷가나 산에 가서 자연을 보는 것으로 즐거움을 얻을 수도 있지만 실내에서 화분에 담긴 아름다운 꽃을 보거나 자기가 평생을 수집한 우표들을 보는 것에서 또한 못지 않은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조용한 곳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이와 서로 감정을 교환하고 내 사랑을 보여 주고 그래서 더 깊은 애정을 창조해 가는 일이 결코 오르가즘을 얻는 것만 못하지 않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이의 곁에 있을 일이다. 나이가 들면 섹스 하는 패턴을 바꾸는 것이 좋다. 삼일간에 걸쳐서 긴 섹스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라. 어느 날 남편이 출근할 때 하는 말 한마디로부터 시작해서 말이다. 남자나 여자나 성적으로 흥분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과정들이 복합적으로 관여하게 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상대가 옷을 벗는 것을 보고, 또는 성적 환상으로부터 발기되기도 하는데, 이것은 대뇌의 작용에 반응하는 것이고, 또 직접 성기를 만지는 등 자극을 해서도 같은 효과가 일어나는데 이것은 신경을 통한 반사작용에 의하는 것이다. 흥분이 되면 혈관에 피가 가득 차서 남자 같으면 발기가 되는 것이지만 여자도 음핵이 커지고 딱딱해지며 골반부위에 전체적으로 피가 많이 고이게 되므로 평소와 전혀 다른 감각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려면 여자는 나이가 들수록 아무리 짧아도 15분 이상의 전희(前戱)가 절대로 필요한 것인데 현실이 그렇지 못하므로 걱정이다. 여자들은 남자들이 자기 혼자 발기하고 모든 것을 끝내버리고 돌아누워 코를 골고 잔다고 불평하던 젊은 시절을 생각해 보라. 우선 발기되는 데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을 여자가 불평할 일은 아니다. 한심한 마음으로 남편의 물건을 내려다 볼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이 전희의 일부가 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 내 도움으로 섹스가 가능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면 오히려 전보다 훨씬 질적으로 수준 높은 성을 향유할 수 있게 된다. 남녀를 불문하고 자신의 어려움이나 약점을 상대에게 알려 주어야 도움도 받고 이해도 되며 그 후에는 마음이 편해져서 좀 더 나은 성(性)으로의 지름길이 열리게 된다. 성행위가 잘 안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성취 불안감 때문에 정말로 안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미리 배우자에게 그런 얘기를 해두는 것이 정말 도움이 될 수 있다. 허세를 부리면 오히려 성취불안감이 극에 달한다. “오늘은 왠지 잘 안될 것 같다. 원래 나는 신통치 못하다.” “혈압 약을 먹은 뒤부터는 발기도 잘 안되니 이해해 달라” 하고 털어놓으면 오히려 잘 되는 수가 많다고 한다. 성에서 허세(虛勢)는 정말 금물이다. 사람이 없으면서 있는 척, 모르면서 아는 척, 약하면서 센 척하면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 많은 고생을 하게 된다. 오히려 ‘나는 돈이 없는 사람이니 싼 것을 달라’고 한번만 하면 그 다음부터 얼마나 마음이 편해지는지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우리 나라에 십 년 이상 살고 있는 한 미국인 친구가 어느 날 술좌석에서 한 얘기가 잊혀지지 않는다. “한국인의 국민성을 한 단어로 말하면 뭔지 알아요?” 나는 모른다고 했다. “글세 여러 가지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는 ‘허세’라고 생각해요.” 이 친구는 아마 식당이나 술집 같은데서 서로 돈을 내겠다고 다투는 모습 때문에 그렇게 생각했을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나는 그의 말을 항상 음미(吟味)한다. 한국인은 특히 남녀 관계에서 허세를 많이 부리고 그것이 성과 관련될 때 그 극치를 이룬다. 여성들은 남성들이 자신의 욕구만 채우려 한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실은 그 반대의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성에 있어서 남녀는 각각 완전히 다른 극성(極性)이 있어서 때로는 상대방을 이해하기가 어려운 경우도 많다. 우리네 남자들은 그저 정력이 최고인줄 알고 이를 위해서라면 무슨 희생이라도 할 것처럼 보이지만 여성들이 원하는 것은 꼭 그런 것이 아니다. 여자의 경우는 자신의 성기가 처녀 같아야 남편이 좋아하리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그들은 궁합들이 맞지 않는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성행위 중에 눈을 마주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불 끄지 말고 매번 다른 분위기의 촛불을 켜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여자가 항상 눈을 감고 수동적으로만 성에 임했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서 갑자기 마치 비디오에서만 보던 것 같은 장면을 못하는 경우가 많겠지만 용기를 내어 한번 탐험가가 되는 기분으로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라. 오랄 섹스는 나이가 들수록 필요해 진다. 여기서는 발기가 잘 안되어도 질의 분비물이 많이 나오지 않아도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몸에서 가장 큰 장기는 피부이다. 부위가 넓은 만큼 당신의 활동 영역도 넓고 오랄 섹스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도 있다. 이렇게 해서 배우자가 즐거워하는 것을 보면서 더 큰 만족을 얻도록 할 것이다. 상대의 오르가즘을 보는 것으로 성의 지상 목표를 삼는 것이 좋다. ‘점잖은 개 부뚜막에 먼저 오른다’는 속담처럼 점잖은 사람도 침실에서의 매너는 백 팔십도 달라질 수도 있으나 대체로 무게 있는 사람, 목에 힘주는 사람은 섹스에 관한 한 재미가 적을 것이다. 체면을 앞세우고서야 무엇하나 소신껏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섹스는 뇌로 한다고 하는데 이 말을 이해 못하는 사람은 그렇게 이해될 때까지 계속 노력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중년 이후에는 이것이 그리 어려운 얘기가 아니다. 서로 성에 대한 많은 얘기를 나누면 서 차차 모든 것을 터득하게 된다. 나이가 들면서 여자들은 성에 대한 흥미를 별로 잃지 않는 반면 남성들은 쉽게 흥미를 잃기도 하는데 이것은 여성이 해야할 임무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남성에게 일어나는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잘 흥분이 되지 않는다’인데 실제로 이로 인해서 발기장애가 되거나 비록 발기가 되더라도 약하거나 지속이 잘 안되어 삽입이 어렵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는 남성에 대한 치료가 중요하겠지만 그것에 앞서 비록 발기가 되지 않아 삽입에 의한 성교는 못하더라도 성욕적인 충분한 동기가 있으므로 여성, 즉 아내는 그 상황에 있어서 상대방의 자기에 대한 요구를 이해하여 다른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만족한 성행동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은 항상 이 같은 생각으로 섹스에 임해야 하며 그러면 언젠가는 배우자가 갖고 있는 문제들이 의외로 쉽게 풀어진다. 또 성격이 강인한 어떤 여자는 갱년기가 지나고 자신이 성에 별로 흥미가 없는데도 남편이 발기가 잘 안되어 고민하며 여러 가지 방법으로 치료를 하려고 하면 이에 발끈하기도 한다. “여태까지 그만큼 했으면 됐지 뭘 더 한다고 그래요?” 또는 “어디 가서 바람을 피우려고 그래요?” 이렇게 남편을 윽박지르면 이건 정말 곤란하다. 자기가 흥미를 잃었다고 남편도 같이 흥미를 잃어야 한다는 논리이기 때문이다. 남편이 성을 되돌리면 다음에 자기가 되돌리면 될 것이 아닌가? 또 이런 여자는 남자가 성을 상실하면 사회생활에까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조차 못하는 여성이다. 남녀 상호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가는 서로 잘 알고 알려 주어야 한다. 무조건 언제나 자신의 변화를 상대방에게 자세히 설명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호르몬 치료를 함으로써 상태가 좋아지면 자기가 이제는 더 이상 아프지 않고 또 성생활이 즐겁다는 것을 상대편에게 알려줘야 한다. 이렇게 서로 상대방의 성적 반응을 알면 과거와 같은 만족스러운 성생활로 돌아오기가 훨씬 쉬워진다.

몇 가지 조언

by 관리자  at  2011.02.0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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