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세포에서 신경세포로 직접 전환 성공
줄기세포단계 안거쳐 '파킨슨병 치료 새 길'
파킨슨병 환자가 치료에 필요한 신경 세포를 자신의 피부에서 바로 얻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마리우스 웨닉(Wernig) 교수팀은 27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세계 최초로 피부 세포를 신경 세포로 바로 변환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피부 세포에서 신경 세포를 얻는 방법은 '유도만능 줄기세포(iPS)'를 활용한 방법이 유일했다. 피부 세포를 초기 원시세포 상태로 역(逆)분화시켜 배아줄기세포와 흡사한 유도만능 줄기세포를 만들고, 여기서 신경 세포를 얻는 방법이다. 원래는 줄기세포가 분화돼 피부 세포가 만들어지는데 이 과정을 뒤집어 피부 세포에서 줄기세포를 얻었다는 의미에서 역분화라 부른다.
웨닉 교수팀의 방법은 유도만능 줄기세포 단계를 거치지 않았다. 3가지 유전자를 바이러스에 실어 피부 세포에 투입해 신경 세포로 바로 변환시키는 데 성공했다. 외부에서 투입한 3개의 유전자가 피부 세포 내에 잠자고 있던 유전자를 깨워 피부 세포를 신경 세포로 바꾸게 한 것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피부 세포에서 신경 세포를 얻는 비율은 20%에 달했다. 100만개의 피부 세포에서 20만개의 신경 세포를 얻었다는 뜻이다. 유도 만능 줄기세포를 거치지 않고 피부 세포에서 신경 세포를 얻다 보니 소요 시간도 3주에서 한 주로 줄었다. 또한 자신의 피부 세포를 갖고 신경 세포를 만들었기에 면역 거부 반응도 없다.
웨닉 교수는 '이번에 만든 신경 세포는 우리 뇌의 신경 세포와 동일하다'며 '뇌 신경 세포 손실로 발생한 파킨슨병 치료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차의과대학 도정태 교수는 '치료에 필요할 정도의 충분한 양의 신경 세포를 얻을 수 있는지가 중요한 과제다'라며 '외부 유전자를 바이러스를 통해 투입하면 감염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 역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