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미용웰빙학회

23년 만에 의료분쟁조정법이 국회 통과 문턱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무과실 국가보상에 대한 재원 마련과 의료사고 입증책임 조항이 빠져있어 막판 진통이 예상된다.

국회 법제사업위원회는 10일 의료사고로 환자와 의사간 분쟁이 생겼을 경우 분쟁을 조정하는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설립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의료분쟁 중재원에서 조정=의료분쟁조정법은 환자와 의료진 사이에 의료분쟁이 생겼을 때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통해 소송이 아닌 조정으로 분쟁을 해결하도록 했다. 중재원에는 조정위원회가 설치되며, 조정위에는 비영리 민간단체나 보건의료인 단체가 추천한 위원이 참여한다.

또 의사의 책임을 묻기 어려운 불가항력적인 사고는 중재원이 보상할 수 있고 조정에 합의하면 의료진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도록 했다.

의료진이 업무상 과실치상죄에 해당되더라도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의료진에 대한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특례는 의료인의 적극적인 조정 참여를 유도해 피해자를 신속하게 구제하자는 것.

특히 이 법안에서는 내국인 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환자 유치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날 회의에서 "의료분쟁조정법 통과로 해외환자에 유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여러차례 밝혔다.

▲무과실 국가보상 여진=특히 이 법안에서는 그동안 기획재정부에서 예산문제로 반대해왔던 무과실의료사고 국가보상이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이란 조항으로 포함됐다.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하는 의료사고에 대해 정부가 피해금액을 일정한 범위에서 지원하는 것.

법안에서는 복지부 장관이 불가항력적인 사고에 대해 예산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으며, 이 비용은 보건의료기관 개설자가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가 분담토록 했다.

보건의료기관개설자의 범위와 보상재원의 분담비율, 보상의 범위, 보상금의 지급기준 및 절차 등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당초 논의에서는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에 대해 정부가 피해금액 5,000만원 한도에서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법안에서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향후 세부 시행령 과정에서 보상재원 부담도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의료사고 입증책임 조항은 제외=그동안 시민단체서 "의사가 의료사고 입증책임을 져야 한다"는 쟁점은 제외됐다.

이번 법률안에는 의료사고에 대한 과실이 없음을 의료진이 입증하도록 하는 조항이 빠져 있다.

건강세상네트워크와 경제정의실천엽한등 시민단체들은 그동안 환자가 의료사고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해, 이 조항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건강세상 관계자는 "현재 환자에게 주어져 있는 입증책임을 의사에게 전환하는 것이 명시돼있지 않다"며 "의사 편들기 조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실련 관계자도 "의료분쟁 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소송으로 갈 때 의료진에 비해 의료지식과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환자가에게 의료진의 과실을 입증하라고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