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개원 풍속도, 그 많던 개원의는 어디로 떠났나
"개원시장 전성기 끝"...봉직>개원 '역전현상' 정형·가정의학과는 요양병원...소아과는 병원서 흡수

 

의료계의 '탈개원'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개원시장은 의약분업 직후 급성장하는 모양새를 보였지만, 경쟁 의료기관들이 꾸준히 늘어나는데다 수가억제 정책이 이어지면서 수년째 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 '졸업 후 개원'이라는 공식도 깨진지 오래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상반기 현재 요양기관에 몸담고 있는 전문의 숫자는 전국 7만 454명으로,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타인 명의의 병원에서 월급을 받고 일하는 '봉직의'로 생활하고 것으로 파악됐다. '봉직> 개원' 역전현상이 통계적으로 확인된 것은 2010년이 처음. 개원의 비중은 최근 5년래에만 6.85%p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들의 이동 경로는 과목별로 달랐다.

1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3년 상반기 현재 요양기관에 종사하고 있는 전문의 숫자는 7만 454명, 이 가운데 개원의는 3만 2729명으로 전체의 46.45%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5년전인 2008년 상반기에 비해 6.85%p가량 줄어든 수치. 2008년 당시 개원의 비중은 53.30%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탈개원 현상이 가장 급격했던 곳은 가정의학과와 정형외과다．
2013년 상반기 현재 가정의학과의 개원의 비중은 64.85%로, 2008년 73.36%에 비해 무려 8.51%p가 감소했다. 정형외과의 경우에도 2008년에는 전체 전문의 가운데 53.06%가 개원시장에 둥지를 틀고 있었지만 2013년에는 그 비중이 44.75%로 8.28%p 가량 줄었다.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에서도 적지 않은 의사들이 개원시장을 떠났다.
2013년 상반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개원율은 60.94%로 2008년에 비해 6.7%p, 산부인과 개원율은 55.95%로 6.59%p가 감소했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안과와 비뇨기과·피부과·이비인후과 등에서도 전체 전문의 가운데 개원의 비중이 5년새 각각 5.21%p·3.91%p·3.03%p·2.55%p가 줄었다.
개원시장 떠난 그들, 어디로 갔나...가정·정형 전문의 '요양병원'서 흡수
개원시장을 떠난 의사들은 어디로 자리를 옮겼을까?
일단 가정의학과와 정형외과의 경우, 요양병원으로의 이동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요양병원에 종사하는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2008년 전체 가정의학과 전문의 면허소지자의 7.54%에 그쳤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그 비중이 14.35%로 2배 가까이 늘었다. 5년전에는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비율이 100명 중 7~8명 수준이었다면, 올해는 100명 중 14명, 10명 중 1명을 넘는 수준으로 늘었다는 얘기다.
정형외과의 경우에도 2008년에는 활동중인 정형외과 전문의 면허소지자 가운데 3.39%만이 요양병원에 근무했던 것으로 파악됐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그 비중이 8.05%로 크게 증가했다.
산부인과는 병원-요양병원 '반반'...소아청소년·안과는 일반병원 봉직의 늘어 
산부인과 전문의들의 이동경로는 병원과 요양병원으로 나뉘었다.
심평원에 따르면 활동 산부인과 전문의 가운데 병원급 종사자의 비중은 2008년 14.46%, 요양병원 종사자 비중은 1.85%였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그 수치가 각각 18.5%, 4.35%로 증가했다. 산부인과 전문병원이 늘어나면서 개원시장을 떠난 전문의 가운데 일부는 산부인과 전문병원에 흡수되고, 나머지 일부는 요양병원으로 둥지를 옮긴 것으로 보인다.
소아청소년과와 안과의 경우에는 일반 병원으로 흡수된 사례가 많았다. 
올해 상반기 현재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가운데 상급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병원급 종사자의 비율은 35.87%로 2008년 29.37%에 비해 6%p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개원의 비중이 6.7%p 줄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으로 흡수됐다는 얘기다.
안과의 경우에도 병원급 이상 종사자의 비율이 전체의 28.05%로, 5년전 24.04%에 비해 4%가 늘어 대부분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봉직의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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