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우을 앞둔 한국 개원의
“다가오는 위기의 내용은 무엇인가?”
수일전에 평소에 존경하는 선배 의사님과 의료 문제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이분은 저보다 5년 선배이고 내과 개원의로 성업하였고 이후에 중소 병원 공동 창업자로 참여하였다가 현재 요양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개원의, 준종합 병원, 요양 병원을 거쳤기에 개원가, 종병의 현실을 체험하였고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도 조심스럽지만 확신이 있는 말을 들려주었습니다. 모두가 알고있는 사항이지만 우리 모두가 외면하려는 현실적인 문제로 생각됩니다.
첫째 문제로 우리나라의 개원의 숫자는 의료 수요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소위 과포화 상태이다. 현재 개원의의 절반 이상이 시장에서 퇴출되어도 국민들에게 큰 문제가 없고 조금 불편할 뿐이다.
두번째 문제로는 의료 정책을 결정하는 관료의 힘이 절대적이다. 공무원의 사고는 국민 의료비의 절약을 위해서 의사 집단의 희생을 불가피하게 생각한다.
세번째 문제로 의사들의 요구하는 의료수가 현실화는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건강 보험중 직장 보험 부담금의 50%을 기업이 부담하기 때문이다. 의료 보험료의 인상은 기업의 조직적인 저항에 부딪치므로 시도할 수 없는 실정이다.
네번째 문제는 정부의 정책 목표는 개원의 역할에 대한 과소 평과이다. 국민의 고급 의료 욕구는 big 4를 위시한 대형 종합 병원이 담당하고 서민과 영세민의 진료는 보건 지소 등 공공 의료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개인의 일차 진료는 의료 재정을 먹는 기생충(?)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섯번째 문제로 총액 계약제, 원격 진료를 통한 의료비 통제와 성분제 처방을 통한 의사의 처방권 박탈로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한 의사의 반발과 의료 질 저하, 국민에 대한 불만을 인세티브 제도 도입, 의료 분쟁 심의 위원회 강제 조항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진료비를 최소한으로 주고 정부의 지시에 순응하는 의사에게는 소액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또한 환자의 불만을 의료 분쟁 심의 위원회에 강제로 구속하여 의의를 제기하는 환자에게 의사들이 돈으로 배상시키고 정부는 아무런 부담없이 생색을 내고자 한다.
정부 관료나 시민 단체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의사상은 개인의 부담으로 고액의 의과대학 교육비를 지불하고 열심히 6년간 의과대학 과정을 공부하여 남들보다 1년이나 긴 군의관 또는 공보의로 봉사하고 인턴, 레지던트 5년 과정, 펠로 2년 함해 7년간 종병에서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로 밤낮 없이 일한 다음에 대부분이 병원에서 해고된뒤 자신의 돈으로 개원하여 국민들에게 저수가로 봉사하되 최고의 의료로 몸바쳐 봉사하며 환자의 요구 조건이나 불만을 선진국 수준으로 배상하고 하층민으로 생활하는 의사 일지도 모른다.
인터넷에 올려진 글에서 현재 개원의의 심정을 토로한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내과 보드 따고 봉직하다 1인 내과로 개업한지 10년째입니다. OO은 제가 개업한 2003년부터 거의 하루도 안빼고 봐왔습니다. 그땐 그래도 운치가 있었는데.... 제가 검사를 막 권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필요한 것만 권하는...
그래서 검사 별로 없이 주로 혈압, 당뇨, 감기 등을 보는 내과입니다. 얼마전 동네 구멍가게 사진 올리신 선생님 들보고 좀 짠 하더라구요... 결국 대학 병원 같은 대형 병원만 남고... 전문 수술 병원 등으로 특화한 병원 남고..
저 같은 혈압, 당뇨, 감기보는 일인 의원은 없어지는 수순이 될거 같네요. 검진하지 않아도 많던 내시경, 피검사는 다들 검진 의원으로 쏠려가 버리고, 감기 자주 걸리던 꼬맹이들은 대형 소아과 병원이 일요일 밤까지 돌리면서 다 suction 해가버렸고...
10년간 쌓아놓은 시간들로 인해서 어느정도 환자풀은 되지만 결국 도태 될건 뻔하네요. 결국 다른 술기를 배우거나 늦깍이로 다른 펠로우를 해서 검진 전문 내분비 전문 등으로 연합하고 대형화하거나 이것도 망하면 크게 망할테고,,, 일산 킨텍스 집회에서 변호사 협회에서 축사를 했던... 같이 망해가는 직업군이란 말을 하던데...
변호사도 잘 나가는 사람있지만 로스쿨 출신 별볼일 없는 사람 많듯이... 1인 의원은 결국 별볼일 없이 사라져야하는 듯하네요. 희망이 있어야 사람이 힘이 나고 진료를 할 수 있는데 결국 도태되는 대열에 서서 시간따라 흘러가며 의미 없는 사람, 의미 없는 병원이 된다고 생각하니 힘이 없네요. 아무도 동네 구멍가게를 그리워 하지 않듯이.... 희망을 줄수 있는 의협, 희망을 주는 사이트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헐 (2013-04-17)
혼자서 하는 술기가 별로 없기 때문에 도태되는 겁니다. 위, 대장 내시경, 초음파 혼자할 수 있다면 계속 수요 창출될 수 있습니다. 연합해도 결국 술기 좋고 사람을 끄는 능력있는 사람이 그 병원을 끌고 가는 겁니다.
술기에서 밀리면 같이 하면서도 스트레스 받습니다.
